여름엔 혈압이 떨어진다? — 더위·탈수 속 혈압 변동과 혈압약 관리법
여름엔 왜 혈압이 낮게 나올까요
같은 혈압약을 그대로 먹고 있는데, 여름만 되면 혈압이 유난히 낮게 찍히는 경험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는 기온과 혈압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성질과 관련이 있습니다.
- 더위에 노출되면 몸은 열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피부 혈관을 넓힙니다. 혈관이 넓어지면 그만큼 혈관 저항이 줄어 혈압이 내려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 땀을 많이 흘리면 몸속 수분과 나트륨이 빠져나가면서 순환하는 혈액량이 줄어듭니다. 이 역시 혈압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 여름에는 활동량이 줄고 입맛이 떨어져 식사량이 감소하는 경우도 있어, 체중과 함께 혈압이 함께 내려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겨울에는 잘 조절되던 혈압이 여름에는 목표치보다 더 낮게 측정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다만 이것이 "고혈압이 나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계절이 바뀌면 혈압은 다시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증상이라면 혈압이 지나치게 낮아졌을 수 있습니다
혈압이 낮아지는 것 자체가 늘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필요 이상으로 떨어지면 몸이 신호를 보냅니다.
- 앉았다가 또는 누웠다가 일어설 때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핑 도는 느낌이 드는 경우
- 이유 없이 기운이 없고, 나른하며 집중이 잘 되지 않는 경우
- 식은땀이 나고 속이 메스껍거나, 심하면 잠깐 정신을 잃을 뻔한 경우
- 소변량이 줄고 색이 진해지며, 입이 자주 마르는 경우
특히 고령이신 분, 이뇨제를 함께 복용하는 분, 당뇨병을 오래 앓아 자율신경 기능이 떨어진 분은 기립성 저혈압이 생기기 쉬운 편입니다. 어지럼증으로 인한 낙상은 골절 같은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혈압약을 스스로 줄이거나 끊지 마세요
혈압이 낮게 나온다는 이유로 약을 임의로 건너뛰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 하루 이틀의 측정값만으로는 실제 혈압 상태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혈압은 시간대와 컨디션에 따라 크게 변동합니다.
- 약을 갑자기 중단하면 혈압이 다시 오르거나, 약의 종류에 따라 반동성으로 급격히 상승할 수 있습니다.
- 용량 조절이 필요한지, 아니면 이뇨제 같은 특정 약만 조정하면 되는지는 진료를 통해 판단해야 합니다.
대신 도움이 되는 것은 기록입니다. 아침과 저녁, 같은 시간대에 안정된 상태로 혈압을 재어 1~2주 정도 적어 두었다가 진료 때 보여드리면, 계절에 맞춘 조절 여부를 훨씬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여름철 혈압 관리, 이렇게 챙기세요
-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십니다. 다만 수분 제한이 필요한 질환이 있다면 담당 의사의 지시를 우선합니다.
- 카페인이 많은 음료나 술은 이뇨 작용으로 수분을 더 빠져나가게 할 수 있으므로 과하지 않게 조절합니다.
- 저염식은 유지하되, 땀을 많이 흘린 날에는 지나치게 싱겁게만 먹기보다 식사를 통해 균형을 맞추는 편이 좋습니다.
- 운동은 한낮의 뙤약볕을 피해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진 뒤에 하시고, 중간중간 그늘에서 쉽니다.
- 뜨거운 사우나나 오래 하는 반신욕은 혈관을 크게 확장시켜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합니다.
- 일어설 때는 잠시 앉아 숨을 고른 뒤 천천히 일어나는 습관을 들입니다.
이럴 때는 진료를 받아보세요
가정에서 잰 수축기 혈압이 반복적으로 90mmHg 아래로 내려가면서 어지럼증이나 무기력감이 함께 있다면 상담이 필요합니다. 잠깐이라도 의식을 잃은 적이 있거나, 어지럼증으로 넘어질 뻔한 경험이 있다면 더 미루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반대로 더운 날씨에도 혈압이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이 또한 조절이 충분하지 않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 혈압이 움직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변화를 스스로 짐작하지 않고, 꾸준한 측정과 기록을 바탕으로 의료진과 함께 조정해 나가는 일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여름에 혈압이 정상으로 나오면 혈압약을 잠시 쉬어도 될까요?
임의로 중단하시면 안 됩니다. 여름철 혈압이 낮게 나오는 것은 약이 필요 없어졌다는 뜻이 아니라, 더위로 혈관이 넓어져 일시적으로 낮아진 것일 수 있습니다. 약을 갑자기 끊으면 혈압이 다시 오르거나 반동성으로 급상승할 수 있으므로, 조절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면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하세요.
일어설 때 핑 도는 어지럼증, 혈압 때문일까요?
탈수나 기립성 저혈압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앉았다 일어설 때 혈압이 충분히 따라오지 못하면 순간적으로 뇌 혈류가 줄어 어지럼증이 생깁니다. 천천히 일어나고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반복되거나 실신으로 이어진다면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철 수분은 얼마나 마시는 것이 좋을까요?
일반적으로 갈증을 느끼기 전에 조금씩 자주 마시는 방식이 권장됩니다. 다만 심부전이나 신장질환이 있어 수분 제한을 받고 계신 분이라면 스스로 양을 늘리지 마시고 담당 의사의 지시를 따르세요. 소변 색이 진해지거나 양이 눈에 띄게 줄면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