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수술 없이 좋아질 수 있을까 - 다리로 뻗치는 통증과 보존치료의 원칙
허리디스크는 '디스크가 터진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흔히 말하는 허리디스크의 정확한 이름은 '요추 추간판 탈출증'입니다. 척추뼈 사이에는 충격을 흡수하는 물렁한 조직인 디스크(추간판)가 있는데, 이 디스크가 제자리에서 뒤쪽으로 밀려 나오면서 옆을 지나는 신경뿌리를 누르거나 자극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 디스크는 나이가 들면서 수분이 줄고 탄력이 떨어져 밀려 나오기 쉬워집니다.
- 무거운 물건을 허리 힘으로 들어 올리거나, 허리를 굽힌 채 비트는 동작이 방아쇠가 되기도 합니다.
- 오래 앉아 있는 생활, 흡연, 비만은 디스크에 가해지는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디스크가 밀려 나왔다고 해서 모두 심한 병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통증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서도 영상 검사상 디스크 돌출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진단은 영상 소견과 실제 증상, 진찰 결과를 함께 놓고 내립니다.
허리보다 다리가 더 아프다면 신호일 수 있습니다
허리디스크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허리 자체의 통증보다, 엉덩이에서 허벅지 뒤쪽과 종아리를 지나 발끝까지 전기가 흐르듯 뻗치는 통증입니다. 이를 방사통이라고 부릅니다.
- 기침이나 재채기, 배변 시 힘을 줄 때 다리 통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 앉아 있을 때 더 아프고, 서거나 누우면 조금 편해지는 양상이 흔합니다.
- 발가락이나 발등, 종아리 특정 부위의 감각이 둔해지기도 합니다.
비슷하게 다리가 저린 증상을 만드는 질환으로 척추관 협착증이 있지만, 협착증은 주로 걸을 때 다리가 저려 쉬어야 하고 허리를 숙이면 편해지는 반면, 허리디스크는 앉은 자세와 허리를 앞으로 굽히는 동작에서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상당수는 수술 없이 회복됩니다
허리디스크라는 진단을 받으면 곧바로 수술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보존치료가 먼저입니다. 밀려 나온 디스크는 시간이 지나면서 크기가 줄어들고 염증 반응이 가라앉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 약물치료: 소염진통제 등으로 신경 주변의 염증과 통증을 줄입니다.
- 물리치료와 도수치료: 통증을 완화하고 굳은 근육의 긴장을 풀어 줍니다.
- 운동치료: 통증이 줄어들면 코어 근육과 엉덩이 근육을 강화해 척추를 지지하도록 돕습니다.
- 주사치료: 신경 주변 염증을 직접 가라앉히기 위해 신경차단술 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회복에는 대개 몇 주에서 수개월이 걸리며, 조급하게 판단하기보다 경과를 보며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편이 좋습니다. 다만 통증이 극심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거나 충분한 보존치료 후에도 호전이 없다면 의료진과 수술 여부를 상의하게 됩니다.
이런 증상은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으세요
다음과 같은 증상은 신경 손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빠른 진료가 필요합니다.
- 발목이나 발가락에 힘이 빠져 발이 끌리거나 발끝으로 서기가 어려운 경우
-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참기 힘든 등 대소변 조절에 변화가 생긴 경우
- 항문과 회음부 주변의 감각이 둔해진 경우
-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로 통증이 급격히 심해지거나, 발열·체중 감소가 동반되는 경우
특히 마비 증상이나 대소변 장애가 동반되면 응급 상황일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으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재발을 줄이는 생활 습관
한 번 좋아졌더라도 습관이 그대로면 재발할 수 있습니다. 척추에 실리는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일상을 조정해 보세요.
- 물건을 들 때는 허리를 굽히지 말고 무릎을 굽혀 다리 힘으로 들어 올립니다.
- 30~50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걷거나 허리를 폅니다.
- 의자에 앉을 때 엉덩이를 깊숙이 넣고 등받이에 등 전체를 기댑니다.
- 걷기, 수영처럼 충격이 적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이어 갑니다.
- 체중을 관리하고 금연하면 디스크와 주변 조직의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허리 통증은 흔하지만, 다리로 뻗치는 저림과 힘 빠짐은 그냥 넘길 증상이 아닙니다. 증상이 2주 이상 이어지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정형외과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허리디스크는 결국 수술을 해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 연구와 진료 지침에 따르면 허리디스크 환자의 상당수는 수술 없이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증상이 좋아집니다. 수술은 마비 증상이 있거나, 충분한 기간 보존치료를 했는데도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에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게 됩니다.
MRI를 찍었더니 디스크가 튀어나왔다는데, 지금은 안 아파요. 치료가 필요할까요?
영상에서 디스크가 튀어나와 보여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실제로 통증이 없는 성인에게서도 영상 이상 소견이 관찰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여부는 영상만이 아니라 증상과 신경학적 진찰 결과를 함께 보고 판단합니다. 증상이 없다면 대개 자세와 운동 습관을 관리하며 경과를 지켜봅니다.
허리디스크가 있으면 운동을 하면 안 되나요?
급성기의 심한 통증 시기에는 무리한 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지만, 장기간의 완전한 침상 안정은 오히려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통증이 가라앉으면 걷기, 수영처럼 척추에 부담이 적은 유산소 운동과 코어 근육 강화 운동을 점진적으로 시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운동을 어느 강도로 할지는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